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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WORLD

숲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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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II

 

문학적 발전에 있어서 소로는 당시의 일급 문인들과 접촉을 하는 커다란 행운을 가졌다. 인구래야 전부 합쳐 2,000여명 정도 밖에 안 되는 마을에 기라성 같은 문인들이 여럿이 와서 살았다. 몇 사람 예를 들어보면, 보스턴에서 결혼식을 마치자마자 마차를 타고 콩코드로 달려와 에머슨의 할아버지가 살던 구목사관Old Manse에 세를 들어 신혼생활을 시작한 주홍 글씨Scarlet Letter의 작가 나사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 에반젤린Evangeline이란 시집을 낸 콩코드 근방에 살던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 콩코드에 자주 찾아온 여성해방 운동가이며 작가인 마가렛 풀러(Margaret Fuller), 그리고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을 쓴 여류소설가 루이저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의 아버지인 철학자이며 교육자 브론슨 올컷(Bronson Alcott) 등을 잘 알고 지냈다. 또한 풀잎Leaves of Grass을 쓴 미국의 국민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을 뉴욕으로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의 중심center으로 누구보다도 그와 미국문학을 위해 가장 중요한 만남은 보스턴에서 목사직을 버리고 할아버지가 살았던 콩코드로 이사와서 미국초월주의의 교본이 될 자연론Nature(1836)을 집필하며 정착한, 콩코드의 철인이라 불린, 미국 관념주의 철학사상의 좌장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과의 교유였다. 소로와 에머슨의 관계는 미국문인의 역사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이고 설키는 영향을 주고받은 그런 관계였다. {*cf. 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에머슨은 소로보다 14살 연상이었는데, 소로가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 장학금을 받도록 추천서를 써주었을 뿐만 아니라, 소로의 졸업식 행사 때는 Phi Beta Kappa Club {*대학우등생 중에서 선발되는 전미 학생친목회로 1776년 창설됨} 에서 미국의 지성적인 독립선언이라고 불리고 있는 미국인 학자“American Scholar”를 연설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소로는 콩코드로 돌아와 에머슨과의 깊은 우정을 발전시킨다. 특히 에머슨의 자연론사상을 기반으로, 그의 집에서 매달 열린 초월주의 클럽Transcendental Club {*이것은 그들을 보도한 신문기자들이 붙인 명칭으로,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는 독일 관념론과 영국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형식과 이성보다 감각을 초월한 본능과 직관을 중시하고, 자연 속에서 신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주장함. 원죄Original Sin설을 신봉한 청교주의Puritanism에 반하여 성선설을 믿고 삼위일체(Trinity,*성부-성자-성령 세분 하나님)를 부정하는 유일신교(Unitarianism,*하나님은 한분) 의 개혁파 목사들이 주축을 이룬 영적운동으로, 종교, 교육, 사회, 정치, 노동, 여성해방 등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끼침} 이라고 불린 회합에 참석을 통해서였다. 그들의 관계가 진전함에 따라, 소로는, 에머슨이 국내외로 많은 강연을 다녀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되어, 마침내 에머슨의 집으로 들어가 살며, 에머슨 가족 모두와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거기에 살 때 그는 일꾼, 정원사, 작가, 그리고 초월주의자 잡지인 다이얼Dial 의 편집보조 등을 포함하는 위에 열거한 여러 직업을 지니게 되었다. 비록 그들의 관계는 {*기대와 현실의 애증관계로} 나중에 악화되었지만 소로는 두 번에 걸쳐 거의 3년을 에머슨의 집에서 한 식구로 지냈다. {*cf. 에드워드는 소로보고 우리 아버지면 좋겠다고 까지 했음} 또한 소로가 에머슨의 땅인 월든 호수Walden Pond에서 보낸 2년까지 포함한다면, 역사적이고 문학적으로 그들 둘의 뗄 수 없는 관계를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다.

 

소로의 월든 호수에서의 경험은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가 농부, 석공, 목수, 그리고 작가로서의 기술을 발전시킨 것도 거기에서였으며, 무엇보다, 그의 호수에서의 경험이 소설가 싱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미국문학을 통 털어 서너 손가락 안에 드는 불후의 고전작품의 하나라고 칭찬한 월든이 나오게 한 것이다. 화이트(E. B White)라는 작가는 미국의 대학 졸업생들에게 졸업장과 함께 보급판 Walden을 한권씩 나눠주자고 주장했을 정도이다. 사실 이 책은 대부분의 미국대학에서 교양필수로 읽히고 있다. {*cf.1990Nevada주 리노에 있는 네바다대학교에 문학과 환경이란 전공이 생겨 공식적으로 시작된 생태환경문학비평은 소로로부터 출발한다. 2008년 중국 북경의 청화대에서 전 세계 유명학자들을 대거 초청해 개최한 생태환경 관련 국제학술대회의 타이틀이 “Beyond Thoreau”였다.}

 

모든 위대한 책과 마찬가지로, 월든은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소로는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직면하려고 숲으로 갔다고 썼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는 그의 시도는 이 책의 핵심에 놓여있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당시부터도 월든에서의 소로의 삶에 대한 오해로 그가 은둔자와 같은 삶을 살았다느니 생활비를 아끼려고 갔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나돌았다. 사실 월든은 사람들을 떠나서 이사를 간 것이라기보다는, 자연과 신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이사했다는 것이 정확한 얘기이다. {*왜냐하면 신-인간-자연이라는 초월주의[소로]의 삼위일체는 신은 자연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은 자연을 통해 신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소로는 자유사상가였지만 결코 은둔자는 아니었다. 아시다시피 그는 에머슨 가족과 매우 가까웠고, 뉴잉글랜드 초월주의자 모임에 열심히 참석했다. 더욱이, 그는 채닝(Channing)과 나눈 우정처럼, 많은 중요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발전시켰으며, 널리 다양한 지인들과 성실하게 서신교환을 하기도 했다. {*cf.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더구나, 그는 당시 형벌이 심했던 행위인 도망노예를 숨겨주고 자유를 찾아 캐나다로 갈 수 있도록 노자 돈을 마련해주는 등,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 {*19세기 중엽 남부를 탈출한 노예가 자유를 찾도록 도와주는 비밀 조직망}의 여객전무conductor역할도 했다. {*cf. 여객전무conductor=안내원; station=잠시 숨겨주는 장소; 승객passenger=도망노예 등의 은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그는 뉴잉글랜드 여러 지역의 청중들에게 강연을 하러 다니기도 한 잘나가는 연사였다. {*cf.줄리어스 시저를 닮았다고 하는 그의 늠름한 사진은 우스터Worcester에 강연을 갔을 때 찍은 것임}. 나아가, 소로는 콩코드 지역 안팎에 많은 고객을 가진 대단히 존경받는 측량사였다. {*그는 뉴저지주의 셰이커교도 마을Englewood에도 탐방 겸 측량을 나갔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고 {*엘렌 시월(Ellen Sewall)을 사랑했으나 결혼은 못함}, 독립적인 성격으로 유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노예반대 콩코드 여성지부장을 한 어머니 성격을 닮아선지 사회의 매우 적극적인 일원이었고, 콩코드 문화회관Lyceum[라이시엄]의 큐레이터curator를 한동안 맡아 오늘날 평생교육원의 원조인 시민강좌를 운영하기도 했다. {*cf. 아리스토텔레스의 학교/Lyceum; 플라톤의 학교/Academy, 둘 다 숲과 정원의 이름을 뜻하는 말}.

 

월든 호수에서의 소로의 삶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고 대학시절 방학 때 친구의 오두막에서 생활한 적도 있어, 이에 대해 소로학자 로버트 D. 리차드슨(Robert D. Richardson, Jr.)소로의 시도는 어떤 의미로든 [사회로부터의] 후퇴나 철수가 아니었다”(Henry David Thoreau: A Life of the Mind)고 말하고 있듯이, 월든에서 그는 실상 하루가 멀다 하고 동네에 다녀오지만, 그의 시도는 소로 자신의 말로 하면, “인생을 깊이 살고, 인생의 정수를 빨아먹고자,” 그리고 인생이 아닌 것은 다 뽑아내버리고, 넓은 낫으로 베고 짧게 깎아, 인생을 구석으로 몰아가고자하는 것으로, 다시 말하면, 인생을 쫄여내어 다이아몬드 같은 결정체를 얻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월든이 지속적으로 보물단지가 되게 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다. 이 책은 무려 7년간 7번이나 고쳐 쓴 관계로 고도의 예술적인 구도로 이루어져 있고 종종 문체와 의미의 난해함으로, 사실 제대로 한번 읽기도 어려운 책이긴 하지만, 바로 무엇보다 live deliberately, 심사숙고하여/ 잘 생각하여/ 곰곰이 따져서 살아가기가 핵심적인 주제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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